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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25-05-02 01:30 View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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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전문가칼럼

[한삼희의 환경칼럼] 팽창하는 '에어 스펀지', 산불은 더 크게 날 수밖에

한삼희 환경칼럼니스트 2025.05.02. 00:48


기온 오를수록 땅에서 수분 빨아들이는 대기의 흡입력 커져

말라붙는 숲, 거세지는 산불

초대형 인명피해 경북 산불 "너무 빨라 도망갈 수 없었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3월 하순의 경북 산불로 숲 9만ha가 탔다. 국토의 거의 1%를 태웠다. 

안타깝게도, 이번 산불로 큰 인명피해도 났다. 31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산불로 이런 수준의 희생자가 난 적은 없다. 

특이한 점은 3월22일 경북 의성에서 난 산불이 동쪽으로 전진해 

안동과 청송을 거쳐 25일께 영양과 영덕까지 닿았는데 날짜가 지나면서 인명 피해가 늘었다는 점이다.


최초 발화지인 의성에선 사망자가 1명이었는데, 

안동과 청송은 4명씩, 영양은 7명, 영덕에선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보통은 산불이 났을 때 여간해 사망자가 나오지 않는다. 

멀리 산불 오는 걸 본 다음 대피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며칠 동안 TV가 산불 확산을 생중계하다시피 했다. 

그랬는데 어떻게 인명피해가 그렇게 많았고, 그것도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난 건가.


산불 행동학을 전공한 산림과학원 이병두 산림재난·환경연구부장에게 문의했더니 

“산불이 너무 빨리 달려 사람들이 도망가지 못했다”고 했다. 

의성에서 동쪽 끝 영덕까지 시간당 8.2km로 움직였다. 사람이 거의 뛰다시피 하는 속도다. 

기상청은 초속 17m 바람부터 태풍으로 분류한다. 이번 산불 땐 순간풍속이 초속 27m까지 달했다. 

서서 버티기 힘들 정도였다고 한다. 태풍급 바람이 불폭탄을 안고 달린 산불에 주민들은 속수무책이었다.


기상청은 강풍도 문제였고, 고온건조한 날씨가 피해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특히 경북 일대 상대습도는 평년 대비 15%포인트 낮았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고온건조는 기후변화가 배경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좀 의아한 부분이 있다. 

폭우 또는 홍수 피해가 난 다음에도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탓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런데 정반대 기상상황인 건조한 날씨도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다. 

선뜻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설명이다.


최근 이런 의문을 해소해 주는 ‘에어 스펀지’ 이론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 UCLA의 환경및지속가능성연구소 대니얼 스웨인 박사가 고안한 설명방식이다. 

대기 과학자들에 따르면 

기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공기가 담을 수 있는 수증기의 최대량은 7% 정도씩 늘어난다. 

현재 지구 기온은 산업혁명 전보다 1.4도 정도 올랐다. 

만일 3도까지 올라간다면 지구대기는 산업혁명 전 기후조건과 비교해 22.5% 많은 수증기를 담을 수 있다. 

스웨인 박사는 이 현상을 스펀지 용량이 커져 머금을 수 있는 습기가 늘어난 데 비유한다. 

더 많은 양을 담아놓고 있다가 비가 내릴 때는 더 많은 비를 뿌리게 된다. 

큰 스펀지로 물을 빨아들인 후 짜면 물이 더 나오는 것과 같다. 

실제 지구 전체로 봐서 10년에 1%씩 대기 중 수증기의 양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폭우가 더 자주 내리는 기상조건이 되는 것이다.


팽창한 ‘에어 스펀지’는 토양에서 더 많은 습기를 빼앗아 가기도 한다. 

스웨인 박사는 대기가 목마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펀지가 커져 수분을 더 담을 수 있게 됐는데 충분히 들어오지 않으면 더 세게 빨아들이는 것이다. 

이러면 숲의 낙엽과 마른 나뭇가지 등이 품고 있던 수분이 더 강하게 증발한다. 

식물과 낙엽, 나뭇가지 등 식물 잔재물이 바싹 말라버리는 것이다. 

당연히 더 쉽게 불이 붙고 한번 붙으면 더 거세게 타오른다. 경북 산불 때의 상황이다.


지난 1월 LA 산불은 사망자 30명과 경제 피해 500억$(약70조원)를 냈다. 

LA 산불은 ‘팽창한 에어 스펀지’ 현상에다 조건이 하나 보태졌다. 

LA 일대는 건조 기후다. 그런데 작년과 재작년 우기인 겨울에 비가 많이 왔다. 

그 탓에 수풀과 덤불, 키 작은 나무들이 많이 우거졌다. 불에 탈 연료가 풍성해진 것이다. 

그랬는데 작년 2월 폭우 이후로는 거의 비가 오지 않았다. 

그러자 무성하게 자란 덤불과 나뭇가지들이 말라붙었다. 

스웨인 박사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팽창한 대기 스펀지는 

어떤 때는 한꺼번에 수분을 짜내 비가 많이 내리게도 만들고 

어떤 때는 토양에서 수분을 빨아들여 식물이 바싹 마르게도 만든다. 

그러다 보니 LA처럼 지역기후가 극단에서 극단으로 급선회하는 상황도 생긴다. 

채찍을 휘두를 때 몸 뒤로 돌렸다가 일순 앞으로 내지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기후 채찍질’이라고 부른다. 

기온이 3도 오르면 기후 채찍질 빈도가 2배가 된다는 것이다. 

기후 채찍질 상황에선 마른 나뭇가지 등 연료량이 급증하고 더 바싹 말라붙어 산불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지구 평균기온은 앞으로도 1도 이상 오를 것이다. 

산불이 더 자주, 더 크게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 강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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